악기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들도 펜더(Fender)라는 기타 브랜드 정도는본 기억이 있을 거다.
특히나 펜더의 모델 스트라토캐스터(Stratocaster)는 뮤지션 사이에서는 대중적인(? 읭?) 모델이기도 하다.
사실 펜더조차도 일반인들에게는 꿈의 기타일 테지만 위 사진의 모델인 펜더커스텀샵(두둥)제품은....
뭐 이를테면 말이다. 펜더가 커피라면 커스텀샵은 T.O.P인... 드림오부드림인 것이다.
가격이라고 쓰고 ㅆㅂ이라고 읽는... 케이스 하나가 웬만한 기타보타 비쌀 정도의 악기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커스텀샵 제품라인 중에서도 최고등급의 라인은 Tribute시리즈이다.
펜더가 전세계적인 추앙을 받는 기타리스트에게 헌정한 제품라인으로
기타(Guitar) 마스터빌더의 손길을 거쳐 스크래치나 얼룩마저 원 기타리스트의 기타와 똑같이 제작된다.
이런 절대 추앙을 받은 기타리스트는 전세계 오직 5명!!
에릭 클랩튼, 제프 백, 잉베이 말름스틴(잉위맘스틴... 꼴리는 데로 부르자.. 잉옹께서 발음에 문제삼을 일은 없을 테니깐...),
반 헤일런, 스티비 레이본이 그들이다.
그리고...
전세계 6번째로 신중현에게 이 맞춤제작 기타가 헌정된다.
우리가 누구이던가?
수백만원짜리 베이스기타를 지르고는 "이 기타는 왜 줄이 4개밖에 없어?"를 외치고...
막 C D E G7코드 겨우 잡는 주제에 펜더냐 깁슨이냐를 고민하는... 곧 죽어도 뽀대를 외치는 민족 아니던가?
뭐... Fender사가 그러한 한국인들의 구매력을 높이 샀을 수도 있겠지만,
신중현에게 이런 찬사와 영광이 부여되는 것에는 1mg의 의심도 없다. 그는 위대한 장인이고 천재다!!
모신문사(라고 쓰고 한겨레라 읽는다)의 인터뷰를 보자면
평생 20여대의 펜더를 써왔던 신중현은 헌정기타를 받고난 후 "이전의 기타는 기타도 아니었다"고 회고한다.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준 기타를 벽에 걸어놓고 보기만 하기에는 죄송"해서 이 기타를 들고 관객과 만나기로 결심한다.
올 72세...
(앞으로도 꿋꿋이 무대에 설 수 있으시길 바라지만)
내 생애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
티켓도 꽁짜다
(티켓 제공 : 또 님... 땡쓰얼랏... 잉베이커스텀을 꼭 지를 수 있기를 알라 및 드록신 허느님등등에게 모조리 빌어주겠음)
명주는 대충 던져두고 그분과 함께 간다.
이런건 고민하면 안된다. 걍 가는 거시다.
(명주 보관 : 또또 님....)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눈감고도 찾아가는 곳이지만...
G20인지 개막에 맞추겠다고 날림으로 공사되고 있다는 광화문을 보자니 복창이 터져서...
도로 사이의 섬을 급조하고 광장이라 자화자찬하는 가카와 오잔디 생각에 심란하여 딴 생각+욕질을 내뱉다보니...
ㅆㅂ... 그래... 세종문화회관 두바퀴 돌고 삼청동까지 갔다왔다.... ㅡㅡ;
어쨋거나 로비에 도착.. 우어... 유명한 사람 엄청 많이 보인다.
누구나 다 아는 가수들은 일단 빼고... 사진가나 공연 미술계... (내가 알 정도면 무지하게 유명한 사람 맞을거다.)
조금 불안하긴 했다... 떡볶이 장사가 치킨 팔아주고 치킨장사가 떡뽂이 팔아주고... "하하하 우리사이에"시스템 콘서트?
게다가 평균연령 무쟈게 높다. 얼추 50은 훌쩍 넘어 보인다. 슬램을 해야하나 고민은 접어두기로 했다. 혹시 가요무대?
불안한 가운데 감동적이었던 것은.... 로비가 무지 시원했던 데다가 Wifi까지 잡힌다는 거... 주변에 아이포너들 신.났.다.
(사진이 이 모냥인건....미안하다...귀찮다...요즘 카메라 안들고 다녀서 아이폰으로 찍었다)
공연시작
드럼, 베이스, 신디사이저, 기타 두대, 총 5인으로 구성된 단촐한 구성.
각 파트별 모니터용 스피커와 앰프만으로 꾸며진 간단한 무대.
무대 뒷편으로는 락콘서트라기 보다는 청담동 화랑가의 설치미술스러운 영상이 뿌려지고...
아리랑 기타솔로로 시작해서 미인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며 1부가 시작된다.
이 기타가 이런 소리를 낸다라고 자랑이라도 하듯이 각종 이펙트를 제외하고 이른바 "쌩톤"으로 연주는 계속된다.
다른 기타를 잡고 있는 시나위 리더 신대철조차도 어린 양인 듯... 조용히 아주 조용히 신중현의 리드를 따라갈 뿐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댔는데... 예외는 있는 것이어따!!
미8군 시절부터, 펄시스터즈, 김추자, 김정미, 장현, 김완선까지 그의 불멸의 히트곡들이 계속되고...
아아.. 신중현의 연주는 ”신세계와 구세계의 중간적인 느낌.. 이베리아반도의 탱고를 추는 여인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
일리가 없자나!!
안타깝게도난 스트라토캐스트건 레스폴이건 플라잉브잉이건 기타소리의 차이를 구별 못.한.다....ㅜㅜ.. 사실 난 막귀다!!
그래 차라리 눈을 감자...
눈을 감고..... 파워는 떨어졌지만 원숙한 그의 목소리... 그의 기타를 듣고있자니....
요즘 듣고 있는 블루스의 질감도 느껴지고.... 어젯밤에 본 대지를 가로지르는 외질의 택배크로스도 보이고...
말하자면 " 아...ㅆㅂ... 조낸 조쿤!!" 더 이상의 생각은 날 틈이 없었다... 그래 난 막귀다!!
"원래 기타를 치지만 (짬밥이) 딸려서 신디사이저를 맡은" 둘째 아들 신윤철(서울전자음악단 리더)이
이펙터가 걸린 기타를 잡으면서 시작된 삼부자의 광란의 기타연주(미인)로 1부 끝...
2부는 신중현의 두 아들이 빠지고 기타, 베이스, 드럼의 기본 구성으로 시작한다.
허나 악기 두대가 빠진 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본격적으로 신들린 사운드를 토해내기 시작... ㄷㄷㄷ
베이스 둥둥 깔아주시고...
드럼은 1부에 너무 얌전 빼고 있었다는 듯. 더블베이스 드럼에 트래몰로 주법까지 쾅쾅 후벼파주시고...
김삿갓 시를 채용한 “한국적인 락”과 싸이키델릭까지 신중현의 기타와 노래는 엄청남 힘과 에너지를 담고 폭발한다.
쉬는 시간 포함 100분 예정 공연은 150분을 넘기고.....
"손가락이 말이 안듣는다"더니 노인네의 엄살은 좌우간.... ㅡㅡ;
마스터라 칭송받는 노인네들의 겸손은 구라일 가능성이 100%인 것이다.
신중현은 앵콜곡에서 그 헌정기타를 내팽개치는(헉...) 과격 퍼포먼스까지 보여줬다.
끝났다...
사진작가 김중만은 이 공연의 사진을 추려서 신중현에게 헌정할 예정이라 하니 그의 사진도 기대해 보자.
집으로 돌아와 펄시스터즈, 김추자, 김정미의 노래들을 아이폰에 담는다.
적어도 나는 펄시스터즈, 김추자, 김정미를 소녀시대, 애프터스쿨, 카라와 안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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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무인도에 가져갈 세가지를 묻는 질문이라면 조금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