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이와 이바라는 로봇이 만드는 요근래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되겠다. 아이러니다. (바로 위의 화면이 어떤 키스신보다도 가슴 떨리는적인 신체접촉신(?) 되겠다!!) 월이는 삼월이나 향단이보다 깜찍하고... 게다가 주인공이다.
1985년... 스타워즈의 조지루카스는 이혼소송 결과 전 아내에게 천문학적 위자료를 지불해야만 했다. 문제는 조지루카스의 재산이 대부분 회사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었고, 그는 가장 덜 가치 있어 보이는 컴퓨터그래픽사업부분을 매각해야만 했다. 이 돈 안되 보이는 사업부를 기꺼이 '지른' 이가 바로 스티브잡스... 현 애플(APPLE)의 CEO 바로 그다.
해적이 되자!(Let's Be Pirates!)" 라는 모토로 매킨토시라는 당시 최고의 개인용 컴터를 만들어냈던 스티브잡스는 에드 캣멀과 앨비 레이 스미스 같은 기존 사업부의 노장들과 함께 새로 지른 이 사업부를 모니터 위의 '픽셀'(Pixel; 점) + 스페인어 동사형 어미인 '-ar'과 결합시켜 PIXAR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시킨다.
PIXAR가 처음부터 애니메이션 회사였던건 아니다. 픽사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였고, 더 많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 위해 자기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애니메이션들을 만들어내야 했다. 씨그래프에서의 환호, 단편으로 아카데미 수상, 그로 인한 디즈니와의 장편애니메이션 계약 같은 성공스토리는 생략!!! 정말 부러운 건 규칙도 없고, 버릇도 없으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도 되는데 두목의 명령 하나만큼은 꼭 따라야만 한다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덕기업주 스티브잡스의 사람보는 눈과 조직문화인게지!!
자!! 영화로 돌아와서... 이 영화는 내내 불편하다. 얼마나 많은 애니메이터와 디자이너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좌절해야 했을까!! ㅜㅜ 압도하는 디테일과 질감, 그것들의 조화를 보다 보면...ㅆㅂ...열폭을 안할 수가 없었다. (월이의 눈에 비친 밤하늘의 별이나, 그냥 눈동자만 봐도.... 걍 정말로 죽고 싶은 거다) 그리고 사운드... 월이가 토해내는 "이바 이~바"의 소리는 로미오가 쥴리엣을 찾는 것보다 삼십다섯배 정도 애절하다. H264가 뛰어난 코덱이긴 하지만 기껏해야 코덱일 뿐... 단순히 컴퓨터 모니터로 스토리만을 즐긴다면 이 영화의 90%를 놓치는 거다.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봐줘야 하는 거다!!
픽사 창설 20주년 기념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군데군데 애플(Apple)에 대한 애정을 감추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아예 대놓고 아이팟으로 영화를 본다던지, 태양에너지 충전을 마친 월이의 충전완료 음향이 애플 OSX(OS텐이라 읽는다)의 부팅음이라던지, 이바(이브)의 매끈한 몸체에서 아이폰의 디자인과 질감을 떠올리기는 어렵지 않다.
지구를 쓰레기더미로 만드는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미국 "보수진영에 대한 좌파 프로파간다의 폭격"이라고 보던지, 한국에 아이폰을 투입하고자 하는 애플의 음모로 보던지.... 그건 순전히 당신 맘이다. 모든 솔로들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세지라고 볼 수도 있겠다. 헤어짐을 두려워하지 말라. 모든 성공은 비극에서부터 시작되느니.... 마지막으로 월이와 이바라는 환상의 커플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한 조지루카스의 이혼에도 박수를...